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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준과 한영숙.이애주로 이어진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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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준과 한영숙.이애주로 이어진 춤

 

 

 

오우열

무당시인

 

 

 

 

 

임방울 선생님의 고향이신 내 고향 송정리. 아버지는 토막소리 일지언정 판소리한 대목을 어등산 산자락에 걸쳐 기도 하고 단가 강상풍월, 호남가, 사절가등을 할라치면 괜스레 어린 가슴이 뭉클거리기도 하였다.


"오시인. 자네 청은 기가막히네 소리 한번 제대로 배우시게" 판소리 한 대목이라도
배울 요량으로 이런저런 선생님을 대면할 때 말도 안되는 용개목으로 소리를 질러대면 큰선생님들께서도 웃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였다.


고향을 물어보시는 어떤 선생님께서 망부의 함자를 여쭤 보시길래 "오자 월자 봉자 되십니다"라는 대답에 고개를 갸웃거리며혹시 "혹시 북을 좀 치시지 않았가?" 라는 말씀에 깜작 놀래 "아니 선생님께서 제 부친의 북치는 것을 어찌 아십니까?" 되묻자 "내가 좀 아네 그 어르신 소리북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량북을 잘 지쳤지 오시인 자네 청도 어르신 내력인가 보이"소릿꾼이 되지 못하고 무당이 되어 한반도 곳곳을 떠돌며 아버지의 뜻을 거스리며 불효자 노릇을 하고 있음도 하늘의 뜻인가 싶어 울컥 할 때도 있었다.

 

춤에 미친 세월이 있었다. 춤을 추는 모습을 바라보면 그냥 좋았다. 특히 살풀이나 승무를 바라보면 마냥 좋았다. 개인적으로 박금술 선생님의 춤본이 참 좋았다. 맺고 풀고 디딤새 돋음새 호흡과 기운이, 온 마음과 정신이 합일 되지 않고는 흉내도 낼 수 없는 그런 춤사위가 좋아서 살짝 도둑 공부를 해보고자 하였으나 마음만 있을 뿐 결국 그것도 만사휴무. 김숙자 선생님의 도살풀이가 좋았다. 축쳐진 다시 보면 용케도 움쿠린 어깨를 타고 늘어진 한삼의 천이 마치 당신의 삶의 무게를 얹어놓은양 움찔, 한 호흡 먹고 추스리는 그 춤사위를 바라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벌렁거리고 울렁거리고 남모르게 눈물을 찔금거렸던가?

 

문예진흥원(당시) 자료실을 쫓아 무작정 춤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시바꾸- 최승희- 한영숙-이매방-박금슬 그밖에 이름만 대면 알만한 분들의 소소한 것이라도 알고자 했다. (덕분에 통일신라 이전에는 악가무가 한 사람에 전승되었고 비금을 통해 3제자로 나뉘어진 것도 알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통일신라 시대 때 본격적으로 당제가 들어온 것을 보면 상징적 의미를 유추 할 수 있다)


이런저런 살풀이를 비교해가면서 각 춤의 특성들을 나름대로 분석을 하고 각각의 춤이 지니는 특성과 그 춤이 가지는 상징성 등을 재해석하면서 각각의 춤들을 감상하였다. (살풀이 해석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감 오만함이 지금도 남아 있음은 그런 열정이 아깝기 때문이 아닐까?)


이름을 거론키는 그렇지만 한영숙선생님몇몇 제자분들의 춤을 바라보면서 알지 못할 답답함이 가슴을 짓눌렀다. 엄청나게 정제된 춤사위는 정갈하고 보기는 좋았으나절제된 것을 끝끝내 풀지 못하고 그냥 선생님의 춤사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흉내만 내는듯싶어 안타까웠다. 왜 선생님의 제자은 한영숙 선생님의 춤의 근원을 한영숙 선생님으로 부터만 찾으려 할까?

 

왜 한성준 어르신에 대한 깊은 고찰이 없었을까? 조금만 살펴보면 한성준 어르신 집안이 동학에 가담을 하였음을 알 수 있을텐데. 왜놈들로 인해 처참하게 무너진 비운의 동학혁명 그리고 가담자들에 대한 처절한 보복은 역사의 뒤안을 들여다 보면 얼마든지 유추할 수있고 상상할 수 있을텐데. 풍자와 해학을 담은 소리판의 명고수가 되고 고수는 품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춤을 추지 않는데 왜 한성준 어르신은 춤을 추었을까?


왜 한영숙 선생님은 제도권에 반하는 행동을 극구 말렸을까? 이애주 춤을 바라보면서 의문의 고리가 하나씩 둘씩 풀렸다. 특히살풀이와 승무를 바라보면 자명한 해답이나온다.


눈썰미 있는 관객이라면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말로는 형용키 어려운 의문을?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이애주 춤은 한영숙 선생님의 정제된 기막힌 사연을(동학에가담한 풍지박살난 가계를 상상해보시라) 담고 당대의 명고수로 품위를 지켜야 할 품위를 내던지고 몸짓으로 토해냈던 한성준 어르신의 기막힌 원 진 마음 한 진 마음을 상상해 보시라.


한 분은 절대로 절대권력 앞에서 대항하지 마라. 한 분은 절대로 절대권력 앞에서굴해서는 안된다. 엄청난 모순을 담은 역사적 비극이 낳은 몸짓을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정리를 할 것인가? 이러한 한국 근현대사에서 빚어진 두 춤꾼의 갈등의 사무친 온갖 것들을 이애주 몸짓으로 극복을 해낸 것이다.(무당의 관점에서 보면 한성준 영가는흐믓한 미소를 지을 것이고 한영숙 선생님은눈물을 고였을 것이다.) 연락처 : 010-5769-1885

 

[한얼신문 3호 뉴스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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